“이에 저가 가서 디블라임의 딸 고멜을 취하였더니 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매 여호와께서 호세아에게 이르시되 그 이름을 이스르엘이라 하라”(호1:3~4).
호세아가 하나님 명령에 순종하여 고멜과 결혼한 후 아들을 낳았는데 하나님께서는 그 이름을 ‘이스르엘’로 지으라고 하셨습니다. ‘이스르엘’은 지중해와 갈릴리 호수 사이에 있는 평원이며 “하나님께서 심으신다”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이스르엘은 북이스라엘에서 많은 곡식을 생산하는 가장 비옥한 평지였기에 수많은 세력이 이스르엘을 차지하려고 전쟁이 끊이지 않던 곳입니다.
또 하나님께서는 “조금 후에 내가 이스르엘의 피를 예후의 집에 갚으며 이스라엘 족속의 나라를 폐할 것임이니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호1:4). 왜 ‘이스르엘의 피’라고 언급하셨을까요? 이스르엘은 역사적으로 피와 연관이 많은 곳이기 때문입니다.
이스르엘에서 일어난 피의 역사는 열왕기상 21장에 나오는 나봇의 포도원과 연관이 있습니다. 나봇이라는 사람이 소유한 포도원이 이스르엘에 있었고, 당시 아합왕의 궁전도 포도원 근처에 있었습니다. 포도원을 가지고 싶어 하던 아합왕은 나봇에게 포도원을 팔라고 요청하지만, 나봇은 하나님께서 기업으로 준 땅이기에 팔 수 없다고 거절합니다. 이에 아합왕은 식음을 전폐하고 침상에 드러눕고 맙니다.
왕비인 이사벨이 이 모습을 봅니다. 이방나라인 시돈왕 엣바알의 딸인 이세벨은 열렬한 바알숭배자로서 아합왕을 뒤에서 조종하여 이스라엘이 바알을 숭배하도록 물들인 자입니다. 이세벨은 나봇이 하나님과 왕을 저주했다고 거짓으로 모함하여 그를 살해하고 포도원을 갈취합니다.
이 악행을 보고 하나님께서는 엘리야를 통해 “네가 죽이고 또 빼앗았느냐, 개들이 나봇의 피를 핥은 곳에서 개들이 네 피 곧 네 몸의 피도 핥으리라”(왕상21:19)고 아합왕에게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의 저주와 심판은 그것으로 끝나지 않고 재앙을 내려 아합의 집안을 쓸어버리겠다고 하셨습니다(왕상21:21~22). 특히 이세벨에 대해서는 “개들이 이스르엘 성 곁에서 이세벨을 먹을찌라”고 예언하였습니다(왕상21:23).
이 예언의 말씀대로 아합왕 집안을 심판하고 진멸하기 위해 하나님께서 예후왕을 세웠습니다. 예후가 아합과 이세벨을 진멸시킨 곳이 바로 이스르엘입니다. 나봇이 무고하게 죽은 곳이 이스르엘이요, 아합왕와 이세벨이 죽임당한 곳도 이스르엘입니다. 그래서 ‘이스르엘의 피’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내가 이스르엘의 피를 예후의 집에 갚으며”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예후 역시 아합 집안을 숙청하는 일에 너무나 많은 피를 흘린 까닭에 예후 이후 4대까지 왕위를 이어가다 결국 망하게 됩니다. 예후 왕조의 몰락은 곧 북이스라엘의 멸망으로 이어졌습니다. “이스라엘 족속의 나라를 폐할 것임이니라”라고 말씀하신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호세아의 첫 번째 아들의 이름인 ‘이스르엘’을 표적 삼아 북이스라엘의 멸망을 경고하신 것입니다.
/장항진 목사(동탄연세중앙교회 담당)
위 글은 교회신문 <790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