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멜이 또 잉태하여 딸을 낳으매 여호와께서 호세아에게 이르시되 그 이름을 로루하마라 하라 내가 다시는 이스라엘 족속을 긍휼히 여겨서 사하지 않을 것임이니라”(호1:6).
맏아들 이스르엘에 이어 호세아가 고멜에게서 딸을 얻었는데 하나님께서 그 이름을 ‘로루하마’로 지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로루하마에서 ‘루하마’라는 말은 자비, 긍휼, 사랑, 은혜라는 뜻입니다. 그러나 그 앞에 부정어 ‘로’가 붙으면 ‘자비, 긍휼, 사랑을 받지 못한다’라는 뜻이 되어 버립니다.
‘루하마’라는 말은 여자의 자궁이라는 말에서 파생했습니다. 어떤 아이든지 어머니 배 속에서 지내는 열 달 동안은 절대적으로 보호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그런데 ‘로루하마’라고 이름을 지었다는 것은 사람이 태어나면서부터 기본적으로 누려야 할 어머니의 사랑과 보호마저 받지 못할 만큼 긍휼함이 없다는 아주 잔인한 이름입니다.
고멜은 음란한 여인이었기에 호세아의 첫 자녀는 친자였지만, 둘째부터는 친자식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호세아의 둘째 아이의 이름은 사람들에게 화젯거리가 되었을 것입니다. “왜 아이 이름을 로루하마라고 지었겠어? 자기 자식이 아니니까 그렇지”라고 사람들이 수군거렸을 것입니다.
반면 하나님께서 호세아의 둘째 자녀의 이름을 ‘로루하마’로 지으신 것은 “이스라엘 백성을 긍휼히 여기지 않겠다. 이제 오직 멸망만 있을 뿐”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으셨기 때문입니다. “다시는 이스라엘 족속을 불쌍히 여기지 않으시겠다”라는 말씀 그대로 북이스라엘은 멸망하고 맙니다.
북이스라엘의 멸망은 열왕기하 17장에 나옵니다. 북이스라엘 마지막 왕인 호세아왕이 통치하던 때, 주변 강대국인 앗수르의 살만에셀왕이 북이스라엘로 쳐들어옵니다. 호세아왕은 그 앞에 항복하고 조공을 바쳤습니다.
그러나 앗수르가 점점 더 많은 것을 요구하자 호세아는 애굽 왕에게 막대한 예물과 함께 사자를 은밀히 보내어 군사 도움을 요청합니다. 호세아왕은 애굽의 지원을 믿고 앗수르 왕에게 바치던 조공을 중단해 버립니다. 호세아왕의 배반을 알아차린 살만에셀은 호세아왕을 붙잡아 옥에 가둔 후 북이스라엘의 수도인 사마리아를 3년 동안 에워싸면서 공격하였습니다.
결국 앗수르에게 북이스라엘이 멸망당했고 북이스라엘 사람들은 앗수르나 이방인들이 사는 곳으로 끌려가 종살이를 하게 됩니다. 이 모든 일에 결정적인 원인을 제공한 자가 바로 호세아왕입니다. 호세아서 1장 6절의 “내가 다시는 이스라엘 족속을 긍휼히 여겨서 사하지 않을 것”이라는 하나님의 말씀대로 이스라엘은 멸망했고 하나님의 긍휼을 더는 얻지 못했습니다. 북이스라엘은 하나님으로부터 긍휼히 여김을 받을 기회를 다 놓쳐 버린 것입니다.
하나님의 긍휼과 자비하심이 없다면 오늘날 우리도 구원받을 수 없습니다. 죄로 인해 영원히 죽어 지옥 형벌을 받게 된 우리를 긍휼히 여겨 주시고 자비를 베푸시고 은혜를 베푸시는 사랑이 없다면 절대로 구원받지 못합니다.
/장항진 목사(동탄연세중앙교회 담당)
위 글은 교회신문 <792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