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복순 집사 (동탄연세중앙교회)
등록날짜 [ 2021-02-27 00:38:54 ]
마을이 들끓었다. 마을 제사를 지내는 날이면 아름드리 고목(古木) 앞에 동네 장정들이 모여들어 풍년을 빌었다. 친정아버지도 돼지를 잡아 제사상에 올려놓고 농사를 잘 짓게 해 달라고 정성스레 절을 하곤 했다. 불교 집안에서 자란 탓에 집안의 신주단지며 각종 제사가 일상적인 일이었다.
20대 중반에 종갓집으로 시집 와 설·추석 차례부터 증조부 제사에 이르기까지 일 년이면 8번이나 제사를 지내야 했다. 시어머니를 도와 제수를 만들면서 조상신에게 복 달라고, 자식 잘되게 해 달라고 마음속으로 빌었다. 예수 믿기 전에는 그게 복 받는 길인 줄 알았고 조상을 잘 모시는 효(孝)라고 생각했다.
하나님 은혜로 시댁 제사 없어져
아이들이 학교에 들어갈 무렵 하나님의 인도로 연세중앙교회에 와서 윤석전 담임목사님 설교 말씀을 들었다. 예수님이 나의 죗값을 갚아 구원해 주시려고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셨다는 사실이 믿어졌고, 그동안 해 온 제사가 귀신에게 하는 우상숭배인 줄 알게 됐다(고전10:20). 영적으로 무지해 하나님 앞에 죄짓고 산 지난날이 그렇게 후회될 수 없었다. 당시 애들 아빠는 건강이 나빠졌는데, 교회에 와서 예배드리고 기도받으며 하나님의 은혜로 지팡이 없이도 걷을 만큼 건강을 되찾았다. 하나님께서 살아 계시고 하나님께서 하신 말씀이 사실임이 강하게 믿어졌다.
그때부터 설이나 추석이 돌아오면 가족 구원을 위해 애절히 눈물 흘리며 기도했다. “우상숭배를 물리치고 자손 천대의 복을 받으라”(출34:7)고 축복해 주시는 담임목사님의 설교 말씀도 하나님의 당부처럼 들려 순종하려고 했다. 내 가족들이 예수 믿어 천대에 이르는 복을 받기를 간절히 소망하자 우리 가정의 우상숭배 하던 풍습을 하나님께서 놀랍게 없애 주셨다.
교회에 등록한 지 얼마 안 돼 시아버님이 직장암 진단을 받고 병원에 입원하셨다. 당시 교구목사님과 직분자들이 시아버님을 전도하려고 병원을 자주 찾아주셨다. 복음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 같던 아버님은 교구목사께서 손 얹고 기도해 주실 때마다 무척 평안해 하셨다. “살아생전에 이렇게 편안한 적은 처음”이라고도 간증하시면서 하나님 말씀 듣고 복음을 받아들일 마음 문이 활짝 열리신 것이다.
기회다 싶어 하나님 말씀을 전했다. “아버님, 제사 지내는 일이 하나님 앞에 큰 죄”라며 진실하게 간청했다. 그랬더니 아버님이 시댁 식구들을 불러 우리 집에서 더는 제사를 지내지 않겠다고 하셨다. 평생 제수를 만들어 온 시어머니도 시집 오기 전 교회를 다니셨기에 제사를 없앤다는 말을 무척 반기셨다. 연세중앙교회 온 첫해에 초신자의 믿음의 기도를 들으시고 주님이 응답하신 일이다. 제사가 사라진 지 어느새 10년도 더 되어 간다. 할렐루야.
친정아버지 임종 직전 전도
그다음 해에 급보를 받았다. 친정아버지가 약주를 드시고 쓰러졌는데, 땅에 넘어지면서 머리를 심하게 다치셨다는 것이었다. 병원으로 황급히 달려가 보니 담당 의사는 수술을 해도 성공 확률이 희박하다는 말뿐이었다. 곧바로 교구에 알려 기도해 줄 것을 요청했다.
친정아버지는 사고 후 보름 정도 중환자실에 계셨는데 그동안 하나님께서 아버지 영혼 구원을 위해 일하셨다. 의식이 없더라도 귀로 소리를 들을 수 있고 그의 영혼도 반응한다는 말을 어떤 분 간증에서 들었던 터라, 아버지 귀에 이어폰을 꽂아 담임목사님 설교 말씀 테이프를 틀어 드렸고, 아버지 귀에 대고 “하나님 앞에 우상숭배 하고 죄지은 것을 진실하게 회개하시라”고, “아빠 영혼 구원 위해 내가 그동안 애타게 기도했으니 예수 믿으시라”고 당부하면서 기도해 드렸다.
그러자 병원에 올 당시만 해도 시커멓던 아버지 얼굴이 며칠 사이 환해지셨고, 아침에 병실로 가 보면 의식은 없으신 채 눈물을 주르륵 흘리곤 하셨다. ‘아, 주님이 일하시는구나, 아버지가 복음을 듣고 계시구나.’ 그렇게 아버지는 생애 마지막에 복음을 들으시고 환한 얼굴로 임종하셨다. 아버지를 보내고 마음이 무척 평안했고, 주님 나라에 가셨다는 감동을 받았다.
아버지를 떠나보내고 나니 친정어머니를 볼 때마다 마음이 다급해졌다. 이 땅에서 평생 고생하다 죽어서도 예수 몰라 죗값으로 지옥 가서 참혹한 고난을 겪는다면 그 영육 간의 멸망을 어찌하랴. “하나님, 제발 어머니를 살려 주세요.” 가족 구원을 속히 이루어 주시라고 눈물로 부르짖어 기도했더니 어머니가 예수 믿기로 결신하시고 2년 전부터 동탄연세중앙교회 근처로 이사해 예배드리고 기도하며 신앙생활을 하고 계신다.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도 예수님 한 분만 의지해 살아가도록 하셔서 감사한다. 안타깝게도 현재 남편이 기도생활을 안 하고 첫사랑을 잃었지만, 사랑하고 섬기며 예수 안에 하나 되도록 맏딸과 기도하고 있다. 나도 건강이 예전 같지 않지만 주님 말씀대로 살고 믿음 안에서 영적생활 하려고 애쓴다. 이 모든 일을 하신 주님께 감사와 찬양과 영광을 올려 드린다.
/오정현 기자
유복순 집사 (동탄연세중앙교회)
위 글은 교회신문 <687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