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25-02-11 17:57:10 ]
호세아서 7장 8절입니다. “에브라임이 열방에 혼잡되니 저는 곧 뒤집지 않은 전병이로다”(호7:8). 이스라엘이 하나님을 떠나 배반하고 타락하여 열방과 혼잡되어 버렸다, 즉 하나님을 버리고 그 당시 주변 강대국인 앗수르나 애굽을 의지하고 그들이 섬기던 우상을 숭배하다 보니 정치·경제·문화·사회 전반에 걸쳐 이방 국가처럼 완전히 변질되었다는 말입니다.
또 8절의 ‘전병’은 화덕에 굽는 빵입니다. 전병을 잘 익히려면 앞뒤로 잘 뒤집어야 합니다. 성막 시대에 하나님께 전병을 제물로 드릴 때도 한쪽만 익지 않고 속까지 익을 수 있도록 계속 뒤집어 줘야 했습니다.
북이스라엘을 ‘뒤집지 않은 전병’에 비유한 것은 그들의 위선을 지적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선민인 체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열심히 우상을 숭배하고 있는, 한쪽은 이스라엘 모습을, 한쪽은 이방인의 모습을 가진 북이스라엘이 뒤집지 않은 전병과 같다는 말입니다. 또 꼭 필요한 재료만 들어가야 전병을 제대로 구울 수 있고, 다른 재료가 섞이면 엉망이 되고 맙니다. 열방과 혼합되어 타락한 북이스라엘이 제대로 될 리가 없습니다.
전병을 뒤집지 않아 익지 않은 것은 요리사의 잘못입니다. 북이스라엘을 뒤집지 않은 전병처럼 엉망으로 만든 책임이 바로 그 당시 이스라엘의 영적 지도자들에게 있다는 말입니다. 북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만 바라보도록 올바른 길로 인도해 주어야 하는데 그런 일은 외면하고 주변 강대국들의 눈치를 보고 이방인의 문화를 좇아간 결과입니다.
9절입니다. “저는 이방인에게 그 힘이 삼키웠으나 알지 못하고 백발이 얼룩얼룩할찌라도 깨닫지 못하는도다”(호7:9). 흰머리가 하나하나 자라는 것은 잘 드러나지 않지만, 어느 날 갑자기 머리가 하얗게 센 것을 보고 깨닫습니다. 북이스라엘이 이방인에게 혼합되어 정체성을 잃어버렸는데도 꽤 오랜 시간이 지날 때까지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북이스라엘이 하나님의 선민으로서 정체성이 변질되고, 이방인과 혼합되어 완전히 삼킴을 당하는 것이 훤히 드러나는데도 정작 자신들만 그 사실을 모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 “백발이 얼룩얼룩하다”라는 말은 이제 그 힘이 다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누군가의 백발을 볼 때 어쩔 수 없이 늙는다, 인생이 끝나 가고 있다고 알 수 있듯 이제 북이스라엘의 수명이 다했음을 알리고 있습니다.
‘신앙생활을 잘해야지’ 마음만 먹다가 그 기회를 다 놓치고 오랜 세월을 허비한 사람이 있습니다. 문득 거울을 보니 백발로 얼룩얼룩합니다. 하나님과 함께하면서 내 영혼의 때를 준비하며 살아야 했는데 세상에 젊음과 열정을 다 쏟아 버리고 나서 늙고 초라한 모습만 남았다면 얼마나 후회스럽겠습니까. 뒤늦게 후회해도 그때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북이스라엘처럼 무지한 자가 되지 말고, 내 영혼의 때를 부지런히 준비하여 후회 없는 인생을 살아야 합니다.
/장항진 목사(동탄연세중앙교회)
위 글은 교회신문 <886호> 기사입니다.